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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journey

"필리핀 스파르타 어학연수" 포함 1년 외국에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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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모험들과 여행 그리고 필리핀에서 만든 외국인 친구들


 

11년 전의 필리핀 어학연수에서 경험한 것들을 써내려 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2nd라운드에 돌입하는 이 시기에 어떤 마음 가짐을 가질까 하는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들 외국에 나가지만 그땐, 약간의 용기가 필요한 시기였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도전은 무엇이 될까? 아주 젊었을 때가 아닌 지금 나이에서 또 다른 도전과 삶의 성찰이 필요했기 때문에 더 늦기전에 이 글을 써내려가 본다. 

 

2009년,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졸업하기 전에 한번 꼭 경험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버킷리스트라고 해야 하나? 졸업 후 바로 취업한다면 결코 나에게 돌아올 것 같지 않은 경험을 하고 싶었다. 20대 중후반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때가 아니면 언제 경험할 수 있으리.

 

처음에는 바로 캐나다로 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알아보니 1반에 20명씩 앉아서 공부하고 말할 수 있는 기회도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알아보니 필리핀에 위치하고 있는 스파르타식 어학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어학원의 데모 비디오를 확인해 보니 영어 발음이나 표현이 부족함이 없고 미국 사람처럼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필리핀 대학생들이나 관련학과를 전공하고 졸업한 선생님들이 영어를 가르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1:1로 수업이 진행되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필리핀에서 6개월간 기본 실력을 다지고 캐나다로 떠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했다.

 

그래서 계획을 하고 무작정 필리핀 바기오에 위치하고 있는 스파르타 어학원에서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 대학 친구는 그 시간에 차라리 컴공에 대한 지식과 프로그래밍을 더 연습하는 것이 낫다고 자기가 호주에 갔다 와 봤지만 별 소득이 없다고 이야기하며 가지 말 것을 강하게 이야기하였다.

 

대학교 근처 삼겹살집에서, A라는 친구는 호주를 다녀와서 필리핀에 가지 말 것을 이야기하였고 그 옆에 있었던 B라는 친구는 역시 호주 퍼스를 다녀왔는데, 꼭 가볼만하고 반드시 갔다 와야 한다고 서로 논쟁을 벌이고 있던 모습이 기억난다.

 

하지만 난 꼭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에 답정너처럼 가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었다.

나중 이야기를 하자면 갔다 온 것은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누구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의 소신대로 결정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닐까?

 

1학기 남기고 졸업하지 않고 영어를 배우러 간 이유는 어디엔가 소속되어 있다는 소속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취직할 때 이력서에 공백 기간을 남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학했을 때 남아있는 학교 동생들과 함께 정보도 교류하기 위해서 말이지.  

 

그때 당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것은 많은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sharp전자사전을 사용하고 있는 시기였다. 물론 핸드폰도 3G폰을 사용하고 있던 시기였고 지금처럼 좋은 유튜브 강의 같은 것이나 온라인 강의가 별로 없었던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민병철 어학원, YBM어학원 정도가 유명한 시절이었으니까.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시티

 

 

필리핀으로 출발하는 마음

한 번도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고 언어도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필리핀 마닐라행 비행기를 타고 가는 중 이런저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한번 출발하면 스파르타식으로 6개월 영어공부 후 또 캐나다로 이동해서 혼자 모든 환경을 맞닥뜨려야 하는데 내가 모든 일정을 마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었던 것 같다. 4시간이 걸려 공항에 도착하니 숨 막히는 더위와 낯선 환경 때문에 더욱 적응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무엇인가 처음 경험하는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오는 비행기에서 기내식과 후식으로 제공된 브라우니가 약간의 기분전환과 즐거움이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도착하니 밤 7시 정도 된 것 같았다. 공항을 빠져나오니 한국과는 다르게 가로등이 별로 없어 캄캄했는데, 스파르타식으로 가리키는 어학원에서 운전기사가 마중을 나왔고, 벤에 내가 가지고 온 캐리어 2개를 실어 주었다. 캐리어가 무거웠는데 선뜻 실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또다시 벤에 몸을 싣고 출발했는데, 창밖으로 펼쳐진 낯선 환경과 처음 보는 광고 표지판들, 그리고 낯선 공기와 화장실 등 모든 것이 다르게 느껴졌다. 

 

바기오 SM몰에서 바라본 전경

 

 

 

 

 

드디어 스파르타 학원에 도착하다.

그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는데, 벤으로 6~7시간을 이동해서 학원에 도착했고 식당의 위치나 정수기 위치 그리고 간단한 안내를 받고 난 뒤 기숙사에 짐을 풀었다. 한 건물에 기숙사와 선생님들께서 가르치는 공간이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시설이었다. 식당을 둘러보러 내려가니 기숙사에 학생들과 상주하고 있던 Sam(가명)이라는 선생님을 만났고 한국어는 사용하면 안 되며 영어만 사용해야 한다고 하며 한국어를 할 경우 페널티를 줄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12년간의 영어공부 때문인지 아니면 그 선생님께서 한국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이야기했는지는 모르지만 신기하게도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룸메이트 포함 4명이서 같은 방을 사용했는데, 하루하루 지나면서 적응이 되었고, 1달 만에 영어로 한마디도 못했던 내가 의견을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동안 교육시스템에서 배운 영어 단어와 문법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돌아다녔던 것이 한 번에 정리돼서 입으로 나오게 되니 신기하기도 하였다. 

 

제로베이스로 단어조차 몰랐다면 아마 실력은 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축적된 영어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되는 것을 알았다면 더 많이 문법 등을 공부해서 오는 것이 더 빨리 느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그 생각은 맞았고, 영어를 전혀 몰랐던 어떤 나이 드신 형님은 아무리 영어 강습을 받아도 실력이 늘 레벨 1에서 올라가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첫 수업 그리고 레벨테스트.

다음날, 같이 출발했던 친구와 함께 짐을 풀고 6시 정도에 일어나 간단한 15분짜리 수업을 시작하였다. 아침식사 전에 일어나자마자 2 문장 정도에 대해 매니저급 선생님이 날마다 설명해주고 숙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업이었다. 처음이라 얼떨떨하긴 하였지만 기존에 배우고 있었던 학생들은 문제없이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그다음 시간은 정규수업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레벨테스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날 도착한 여러 학생들이 같이 시험을 보는 형식이었다. 그 전날 비행기에 다른 학생들도 함께 탑승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고맙게도 기내식을 주문할 때 도와줬다. 필리핀 에어라인을 탔었는데, beef, meet 중에 어떤 것을 고르겠냐고 질문했는데 내가 답변을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도 함께 시험을 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2번째 방문이라고 하였다. 아무래도 가기 싫은데 집에서 억지로 보낸 모양이었고, 이미 영어를 배웠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곧잘 하는 친구처럼 보였다. 

 

내가 본 레벨테스트의 결과는 정말 의외였고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왜냐고? 생각보다 레벨이 높게 나와서?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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